프랑스에 유명한 역사학자인 미셸 파스투로(Michel Pastoureau)는 '파랑의 역사'에서 파란색의 역사에 관해 설명한다. '파란색은 어떻게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는가?' 파란색은 원래 인기가 없는 색이었다. 고대에는 파란색을 지칭하는 뚜렷한 언어조차 없었으며 고대 그리스인들이나 로마인들은 파란색의 염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켈트족이나 게르만족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로부터 '인디고'라는 색소를 수입해 옷을 염색하곤 했는데, 이 때문에 로마인들은 파란색을 '야만의 색', '열등한 색' 등으로 인식하곤 했다. 이렇듯 파란색은 인기가 없던 색이었다가, 기술이 점차 발전하며 염색업자의 기술이 좋아지고 파란색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생겨나며 옷으로 보급이 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당대 유명 화가들이 파란색 염료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면서 파랑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로렌초 디 크레디, [수태 고지] 1495~1500년경,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특히 중세 말기에는 성모 마리아의 옷을 표현하는 색으로 널리 사용되며 그 인기가 절정에 이르게 된다. 그 이후 파랑은 꾸준히 사용되어 현재로서는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색으로 매년 손꼽히는 색이 되었다. 파란색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일까? 미셸 파스투로는 파란색의 선호가 집단에 속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의 사회적 현상일 거라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아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 좋아하는 색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가장 무난한 '파랑'을 답함으로써 사회집단과 크게 다르지 않고 나 또한 그 안에 속해있고 싶다는 욕구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더 블루 컬렉터의 파랑은 욕구 만을 불러오지 않는다. 오히려 욕구를 배제하고 싶다. 색은 대개 종교적으로,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와 문화의 발전으로 엮여있다. 특정 색을 선호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가진 성향이나 가벼운 속성을 뜻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우리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어렸을 적의 기분 좋은 추억을 내포하고 있을 수 있다. 무언가의 욕구가 아닌 가장 기분 좋게 나의 편안함을 혹은 나의 또 다른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색 어딘가 불분명하고 미스테리한 파랑이 나의 편안함이 되었을 때. 그것이 더 블루 컬렉터가 가진 파랑의 이유가 된다.